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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obo 작성일 13-11-12 14:38 조회 2,604 댓글 0
 

실로암선교회 / 캄보디아선교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아서 '아빠라고 부르지마'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가까운 호칭이 달라붙으면 말도 안듣고 통제가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사랑 많은 목사님'으로 불리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아빠가 자녀에게 갖는 마음으로 녀석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녀석들은  저에게 아들이고 딸이 되어가기 시작했고요.
 
  대학교를 다니는 한 녀석이 성적표를 가져왔습니다. 살짝 성적표를 내 책상에 올려놓고 수줍은듯이 나가면서..."1등했어요." 그리고 조금 후에 대학교를 다니는 한 녀석이 또 성적표를 내 책상위에 올려놓고 나가면서 살짝 웃기만 하고 나갔습니다. 두 녀석의 성적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이...ㅋㅋ 그렇다고 어느 한 녀석이 더 이뻐보이는 그런 치우친 마음은 없었습니다. 아들둘 수민이와 하람이의 성장과정에서 누구를 더 치우치게 사랑하지 않았던 것처럼요. 녀석들이 주님 곁에 있고 녀석들이 내 곁에 있어 그냥 좋을 뿐입니다.

  어제... 자정이 넘은 밤에... 한 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가 갑자기 아프다고 그 늦은 시간에 집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오전에 궁금해서 전화했는데 엄마가 있는 곳에서 울고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후 섬교회에 갔을 때 녀석의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둘은 양가부모 허락하에 교제중입니다. 녀석과 대화중 얻은 소식은...어제...자정넘게 서로 전화통화 하다가 그동안 쌓인 감정이 폭발해 여자아이가 그 시간에 동생집에 간 것입니다. 제가  어봐도 남자녀석이 감정표현이 적어 생긴 사랑싸움이었습니다. 꼭 남자녀석은 꼭 아내의 성격 그리고 여자녀석의 성격은 꼭 제성격. 웃음만 나오면서 옛날 아내와 겪어온 사랑싸움이라는 추억도 돋았습니다. 녀석들 때문에 ㅋㅋ


  오후 사역을 마치고 배위에서 여자아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oo야! 네 문제를 내가 다 안다. 두려워 말고 다시 집에 와라. 방황하지 말고. 내일 하나님께 함께 예배하자^^"
  한 두시간 후에 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ㅠ.ㅠ ...."

  말없이 울고만 있던 녀석에게 말해줬습니다.

"난 다 알고 있어. 네게 무슨 일이 생겨서 그런지."
"그만 울고 그만 들어와라. 그리고 내일 아침에 만날 때는 웃으면서 만나기다. 어서 저녁먹어. 내일보자."

  두 시간 쯤 뒤에 문자가 왔습니다.
"고마워요. 목사님.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가 뭘 용서해 줄 권한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다시 문자 하나 멋있게 보냈습니다.
"oo야! 걱정마! 넌 내 딸이야!"

  제 아들이 연애중이고 제 딸이 연애중이라는 생각에 서로 아파하는 그 마음을 함께 아파하고 있는 아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사역을 늘리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사랑을 늘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선교지에서 이들의 선교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이들의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자식키우는 재미가 이런 것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키우시면서 느끼는 그 재미를 저도 조금씩 얻고 있습니다.  많이... 마음 아파하고 난후에 얻는 그 재미^^
 
2013년 11월 9일
 
12명의 아빠가 되고 싶은... 채선교사의 육아일기를 살짝 보여드리고 갑니다.
시간나실 때마다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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