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내일 병원에 가요."
심장수술을 한 밀알가족들이 가끔씩 전화를 합니다. 수술을 받은 후에 병원에 와서 정기검진을 받을때면 기쁜 목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지는 순간에 자기들 곁에서 살아난 심장소리를 함께 들었던 고마운 사람으로 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리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본 것을 따라다닌다는 말처럼 새생명을 얻고 제일 먼저 그들 곁에서 손을 잡아주고 안부를 묻는 사람이예수를 믿는 선교사였기에 그들에게 밀알선교사는 특별한 가봅니다. 그들이 병원에 다시와서 저를 만났을 때 저에게 받는 것은 비타민 밖에 없지만 그동안 건강해진 모습들을 보여주고 일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것이 이들에게는 무엇인가를 받는 것보다 더 기쁜소식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정상적인 심장소리를 새로 얻고도 그들 공동체에서 여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선교사는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수 많은 시간 동안 그들은 심장병으로 곧 죽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에 가족에서 그리고 그들의 공동체에서 소외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심장병 때문에 죽어가는 삶보다 가능성이 없다는 사람들의 말 때문에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 소망이 없다는 이유로 학업에서 일터에서 제외된 삶을 살았기에 이제 새로운 심장을 가지고 그들의 공동체에서 무언가를 하려니까 그동안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어서 그들의 공동체에 다시 들어가기가 참 어려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중에도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먼저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님들과 함께 신앙생활를 열심히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먼저 찾아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에게 먼저 또 하나의 은혜를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밀알심장재단과 페트라 선교회라는 단체를 통해 이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새롭게 가진 심장에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진 분들의 심장을 가까이 해주었습니다. 몇 개월 뒤에는 작년에 수술한 여자 아이들이 저희 공동체에 함께 들어오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보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공부를 해왔던 고3학생들입니다.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다가올 청년시절을 그리스도 안에서 보낼 수 있도록 선교사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까이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멀리서는 그들이 건강해진 심장소리를 들을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제 곁에 하나씩 두시고 그들의 심장소리를 가까이서 듣도록 기회를 주시고 계십니다.
그러나 항상 마음 속에서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들 이외에도 많은 곳에서 새로운 심장소리를 가지고도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지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청년들 모두를 불러 제 곁에 두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미래를 위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아서 고민중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선교사 가까이에 살고 있는 그 청년 밀알가족들을 찾아가 그들의 삶을 묻고 복음을 전하고 돌아오는 것 뿐입니다. 선교사가 돌보고 가르쳐야할 사람들이 또 있기에 아주 먼거리에 있는 밀알가족들을 몇 일씩 찾아가는 것이 현실상 참 어렵습니다. 지금 이들을 위해 선교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님! 어떻게 그들의 심장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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